gather!
<gather!> 시리즈는 부산물의 깊은 관심과 관찰을 사진 매체를 통해 시각화한 작업이다. 피사체들은 결핍, 부족, 온전하지 않음으로 만들어진 부산물들로, 떨어져 나간 혹은 남겨진 이들이다. 사적인 피사체들로 내 안에서부터 자리잡은 습관들을 통해 이면을 이야기를 하고자 하며, 이 존재들의 도생과 지키고자 하는 세계와 희망을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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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ther!> 시리즈는 부산물의 깊은 관심과 관찰을 사진 매체를 통해 시각화한 작업이다. 피사체들은 결핍, 부족, 온전하지 않음으로 만들어진 부산물들로, 떨어져 나간 혹은 남겨진 이들이다. 사적인 피사체들로 내 안에서부터 자리잡은 습관들을 통해 이면을 이야기를 하고자 하며, 이 존재들의 도생과 지키고자 하는 세계와 희망을 담아보았다.
저장 강박에 관해서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모호하다. 물질주의자들과는 다르게 공적 정체성이 아니라 내면의 개인적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물건을 저장하며, 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정체성의 일부로 작용한다. 많은 양의 발뒤꿈치 굳은 살을 소재로 하여 유형학적 사진 기법을 활용했다. 다수의 굳은 살을 정교한 표본처럼 그리드로 나열함으로써, 흔히 하찮게 여겨지는 부산물을 하찮음과는 정반대의 성격으로 새롭게 보여주고자 했다. 이러한 인체의 부산물은 본인을 안정시켜주는 유일한 대상으로 작용하며, 저장 강박의 모호한 경계를 드러낸다. 유일한 소중한 이들을 강조하기 위해,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진 듯한 어두운 무대 위의 정제된 이미지로 표현하였다.
발치한 치아는 작가 본인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수집한 것이다. 이를 수집한 이유는 단순한 보관의 의미를 넘어선다. 어린 시절, 옆집 친구보다 하나라도 잘난 것이 있고 싶었던 욕망이 작용했고, 동시에 극심한 공포를 이겨낸 증표로서 치아를 보관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전쟁에서 획득한 전리품처럼, 자신이 겪어낸 경험과 감정을 응축한 물질적 증거였다. 작업에서는 이러한 치아를 화이트 큐브의 단상 위에 올려두어 전시하였다. 희고 높은 단상을 사용함으로써 치아에 권위를 부여하고, 고귀한 사치품과 대비되는 인체의 부산물을 배치하여 현시대의 욕망을 키치하고 유머러스하게 전달하고자 했다.
형형색색의 빨대는 음료를 섭취하기 위해 만들어진 플라스틱 원통이지만, 본인은 이를 사용할 때 습관적으로 입구를 씹으며 불안을 해소하는 행위를 반복한다. 원래는 매끈한 원통형이었던 빨대의 끝부분은 무의식적 반복을 통해 점점 일그러진 형태로 변형되며, 이는 불안과 집착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러한 시각적 변화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위적인 하늘색 배경을 설정하였다. 빨대를 씹는 행위는 단순한 버릇이 아니라,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려는 무의식적 반응일 수 있다. 이는 ‘가짜 배고픔’의 개념과 연결되며, 심리적 허기와 불안을 해소하려는 반복적 행위로 확장된다. 플라스틱이라는 인공적인 재료가 변형되는 과정은 불안이 만들어내는 심리적 패턴을 가시화하며,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이 물리적 형태로 드러나는 순간을 포착한다.